인터뷰 ①

서면시장을 지켜온 사람들

조연이
조연이
경주상회

T. 051-806-1642

1F

Q. 어떻게 가게를 운영하게 되셨어요?

내가 1970년도에 결혼을 했는데, 그때 시어머니가 여기서 장사를 하고 계셨어. 그래서 남편이 출근하면 오전에 집안 정리를 다 끝내고, 시어머니 점심을 소쿠리에 싸서 왔었지. 식사하시는 동안은 내가 가게를 맡아서 물건을 팔았는데, 그러면서 같이 장사를 하게 됐어. 내가 자식이 둘인데, 시어머니랑 나랑 하나씩 업고 가게를 했지.

Q. 서면시장에 얽힌 재미있는 추억거리를 소개해주세요.

내가 한참 장사를 할 땐 통행금지 시간이 있었어.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는 버스도 못 다녔지. 근데 평소에도 바쁜데 명절 같은 대목엔 얼마나 더 바빴겠어? 새벽이 되어서야 일이 끝나는데 차가 없으니 걸어야 하잖아. 집까지 가려면 파출소도 지나야 했으니까 새댁이었던 나는 엄청 조마조마했지. 다행히 우리 시어머니는 담이 세서 경찰을 만나도 사정을 설명하고 지나게 해달라고 말씀하시더라고. 그다음부턴 파출소에서도 우리를 그냥 보내줬어.

Q.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찾아오는 단골들도 있나요?

그럼, 특히 제사 때는 좋은 것만 올려야 하잖아. 그럴 땐 무조건 우리 가게에 오지. 우리 손님들은 곶감도 자주 찾아. 함안에서 직접 가져오는데 진짜 맛있거든. 외국에 있는 자식들한테 보내려고 사는 사람도 있어. 일본 사람들도 종종 오고.

김형자
김형자
삼형제 칼국수 운영

T. 051-804-8057

1F

Q. 언제부터 가게를 운영하신 건가요?

일한 지는 한 38년 정도 됐어. 그때는 주인 할머니가 따로 있었고, 나는 소개받고 일하러 온 상태였어. 할머니 음식 솜씨가 정말 좋았지. 칼국수 하나로 자식 9명을 다 키우고 공부까지 시키셨으니까. IMF 이후부턴 내가 물려받아서 운영하고 있어.

Q. 예전엔 기본 칼국수 한 그릇이 얼마였어요?

내가 처음 여기 왔을 땐 한 그릇에 150원이었어. 지금은 5,000원이니까 꽤 가격 차이가 나. 가격은 변했어도 맛은 그대로니까 그때 자주 오던 사람들은 아직도 우리 가게를 찾아와.

Q. 하루에 칼국수 몇 그릇까지 팔아보셨어요?

시장이 잘 나갔을 때는 하루에 밀가루 몇 포대를 쓸 정도로 칼국수를 많이 팔았어. 세어보진 않았지만 200그릇 정도는 판 것 같아. 김밥도 그만큼 많이 썰었어.

Q. 직접 면발을 만들려면 번거롭지 않으세요?

지금도 어깨가 아프고 온몸이 뭉쳐있어. 이제 그만해야지 싶지만 그래도 어쩌겠어. 우리 단골들이 다른 데선 이 맛이 안 난다고 계속해달라고 하니까 해야지. 어릴 때부터 왔던 아이들이 이제는 다들 장성해서 의사도 하고 국회의원도 해.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해보자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