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 플레이스

동네 풍경을 바꾼 바다마을 카페
카페, 건축을 만나다

바다와 건축, 그리고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기장의 해변카페를 소개한다.
한적했던 포구마을의 변화가 눈부시다. 이따금 정겨운 바다마을 정취를 느끼고자 하는 여행객들만이 들르곤 하던 기장 해안이 개성 있는 건축카페 집결지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부산 대표 관광코스로 거듭난 것이다. 임랑해수욕장에서 동부산 해변까지 이어지는 약 20km 안팎의 해안로는 이제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건축가들의 경연장이 됐다. 해안로를 따라 걷거나 드라이브를 하는 것만으로 멋진 건축을 감상할 수 있으니 인증샷을 남기고자 하는 국내외 여행자들과 건축학도들에게도 큰 인기. 인근으로 거대 쇼핑몰과 테마파크, 특급호텔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진 오시리아 관광단지가 조성돼있어 기장에 머무는 것만으로 멋진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바다와 건축, 그리고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기장의 해변카페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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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 de cour 메르데쿠르

하얀 등대와 거대 어선을 연상시키는 건축으로 부산스러움을 표현한 메르데쿠르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들어서기 전부터 방문자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는 곳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한 몸인 듯 느껴지지만,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면 A동과 B동으로 분리된 점이 독특하다. 건물은 꼭대기 루프탑에서 다시 연결돼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을 형성하는데, 이는 건물 전체를 산책하듯 여유롭게 둘러보았으면 하는 건축가의 바람이 녹아든 것이다.

카페의 이름인 ‘메르데쿠르’는 프랑스어로 앞뜰의 바다라는 뜻. 카페 대표메뉴 역시 이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 보랏빛과 노란빛이 공존하는 레몬에이드 ‘앞뜰의 바다’는 독특한 색감으로 사진을 찍기에도 안성맞춤. 이 외에도 라떼에 오렌지를 넣어 상큼함을 더한 ‘탠저린라떼’와 직접 만들어 더 부드러운 ‘소호밀크티’ 등이 이곳의 대표하는 음료다. 베이커리 카페를 표방하는 만큼 크루아상, 스콘, 에그타르트 등 다양한 빵을 맛볼 수 있으며, 브런치 메뉴도 갖추고 있어 간단한 식사를 하기에도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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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some Place 투썸플레이스 기장일광해변점

지난 2018년 문을 연 투썸플레이스 기장일광해변점은 기존의 프렌차이즈 카페들과는 달리 브랜드 아이덴티티 대신 카페 입지와의 어울림을 고려한 설계로 크게 주목받은 곳이다. 바다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파도, 흩어지는 물보라 등 일광해수욕장에 담긴 요소들을 건축적으로 재해석해 이곳에서만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풍광을 선사하는 것이다. 지난 2018년에는 ‘부산다운건축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창밖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일광 해변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3층 루프탑으로 설치된 인피니티 풀을 마주하는 순간 경험의 너비는 더욱 확장된다. 특히 커다란 파라솔 아래 놓인 선베드에 누워있노라면 멀리 휴양지로 떠나온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디저트 전문 카페답게 다채로운 케이크와 음료를 갖추고 있어 취향껏 메뉴를 고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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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wa Mansion 로와맨션

건축과 인문을 접목한 콘텐츠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유현준 건축가의 사무소에서 설계해 더욱 화제가 된 로와맨션. 총 3개의 건물로 나뉜 카페는 독특하게도 오르내리는 계단이 외부로 노출되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건물과 건물이 마주하며 빚어내는 공간인 중정(中庭)은 특히 한창 뛰어놀기 좋아할 아이들과 반려동물 동반객에게 좋은 대안이 되어준다. 작은 연못, 종이배 모형의 조형물 등의 요소가 함께 배치돼있어 인증샷을 남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계단을 오르면 마주하는 일광 바다의 풍경 역시 놓칠 수 없는 포토스팟.

카페의 로고를 닮은 조가비 모양의 앙증맞은 디저트인 마들렌과 스콘, 크루아상 등 다양한 베이커리는 매일 매장에서 직접 구워내 더욱 달콤하다. 수제청으로 만드는 상큼한 음료 역시 추천메뉴. 예약제로 운영되는 프라이빗 파티룸이 갖춰져 있어 모임장소로도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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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sea Coffee 메이크씨

도로변에서 보면 2층짜리 카페지만 반대편 해안로에서 바라보면 4층짜리 카페임이 명백해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메이크씨. 이 건물의 독특한 건축미는 무려 8m의 높이차가 존재하던 필지를 하나의 용도로 사용하고자 했던 건축주의 의지에서 시작됐다. 건축가는 카페의 저층부를 낮은 필지와 연결시켜 인근 어촌마을인 문동리와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한편, 고층부는 높은 필지와 연계해 어느 쪽에서 보아도 어색하지 않은 조화로운 풍경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마을 주민들은 카페 계단을 통해 도로를 오가고, 카페 손님들은 에메랄드빛 아름다운 바다를 감상할 수 있으니 진정한 의미의 소통 건축이 탄생한 셈이다.

메이크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좌석은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배경 삼아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는 3층이다. 하지만 실제 선상에 오른 듯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는 루프탑도 놓치기 아쉬운 포토스팟이다. 달콤한 망고를 사용해 만드는 음료와 케이크 등이 이곳의 주력메뉴이며 이외에도 크로플, 잠봉뵈르 샌드위치 등 요즘 유행하는 메뉴를 골고루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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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veon Coffee 웨이브온

지난 2016년 문을 연 웨이브온은 한적했던 해안가를 연간 약 90만 명이 방문하는 거대 관광지로 탈바꿈시키며 이슈가 된 카페다. 한국관광공사가 엄선한 한국의 아름다운 건축이자,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작이기도 한 건물은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 두 개를 엇갈리게 포갠 것 같기도 하고 맷돌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내부구조는 더욱 독특하다. 3층 규모의 건축 내부 중앙을 트고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는 계단과 스탠드를 배치해 공간의 입체성과 역동성을 높였다. 카페는 야외공간과 연결되며 더욱 빛을 발한다. 특히 우리 고유의 좌식 커뮤니티 공간인 평상(平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야외 좌석은 마치 야외소풍을 떠나온 듯 경쾌한 느낌을 선사한다. 카페를 방문하는 것만으로 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 더욱 신선한 커피 역시 이곳을 방문하는 즐거움 중 하나. 풍부한 베르가못 향이 인상적인 ‘월내 라떼’와 100% 통밀로 만든 ‘고소 통밀 라떼’ 등이 이곳을 대표하는 메뉴다. 전문 제과장이 만드는 섬세하고 예쁜 케이크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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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e Choi 아데초이

  • 부산 기장군 일광면 문오성길 162-1
  • 070-8804-1355
  • 09:00~22:00

외관에서 느껴지는 모던한 첫인상과는 달리 카페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마치 클래식한 호텔에 들어선 듯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펼쳐지는 카페 아데초이. 벽면을 가득 메우는 강렬한 컬러감의 대비와 천장을 수놓은 화려한 샹들리에, 스피커를 타고 흐르는 클래식과 재즈 음악 등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낯선 여행지로 떠나온 듯한 설렘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동백리 바다의 풍경을 감상하며 달콤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어 유난히 단골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마니아층을 거느릴 정도로 수준급의 디저트를 선보이는 카페는 동경제과학교 출신이자 이곳 제과제빵을 책임지는 주인의 손길에서 탄생한다. 밀푀유, 생과일파이, 피칸파이 등의 대표메뉴 외에도 다양한 케이크와 빵, 쿠키, 마카롱 등이 판매 중이다. 옥수수, 완두콩, 양파 등 직접 만든 건강한 스프와 뇨끼, 샌드위치 등의 브런치 메뉴도 준비되어 있어 간단한 한 끼 식사를 하기에도 손색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