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동의 양가적 풍경
문현동은 무릇 양가적인 매력이 공존하는 동네다. 행정구역상 남구에 속하지만 북쪽으로는 북적이는 중심가 서면과 가깝고, 동·서로는 조용한 주택가인 남구 대연동과 동구 범일동과 접해 있는 까닭이다. 특히 부산의 첨단 혁신도시 ‘문현금융단지’가 문현2동에 위치해 있으니 이러한 양가성은 더욱 극대화된다.


문현동의 풍경을 둘로 나눈다면 1,4동과 2,3동으로 경계 지을 수 있다. 실제 완전히 다른 동네의 느낌을 자아내는데, 1,4동은 옛 주택가로 이루어진 재개발 구역인 반면, 2동은 부산의 대표적인 혁신도시 ‘문현금융단지’가 들어서 있다.


문현금융단지는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부산을 금융 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해 설계된 혁신도시다. 63층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증권예탁결제원, 대한주택보증 등 12개 공공기관이 입주해 있으며, 한국은행, BNK부산은행 등 금융 빌딩이 모여 있어 첨단 도시의 느낌을 준다.
이러한 문현금융단지 개발에 맞춰 들어선 신 주거지가 문현3동 아파트 밀집지역이다. 삼성힐타워, 삼성아파트, 대우이안아파트, 한화꿈에그린 등 고층 브랜드 아파트가 모여 금융단지 유리빌딩들과 어깨를 견준다.
문현 안동네의 과거와 미래
주택가인 문현1,4동은 문현2,3동의 고층 유리빌딩과 단박에 대조를 이룬다. 특히 문현1동은 어디에서든 고개를 돌리면 우뚝 솟은 63층 국제금융센터(BIFC) 건물을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낮은 주택이 주를 이룬 까닭이다. 주택가 인근에는 문현초등학교, 문현여자고등학교, 문현여자중학교가 자리해 있고, 학교 인근에는 오래된 문구점과 분식점이 남아 추억 속 정겨운 정취를 대변한다.


문현현대2차아파트 뒤편, 문현동에서 전포동으로 넘어가는 전포고개 일대에는 옛 ‘문현동 안동네 벽화마을’이 자리해 있다. 지금은 문현지역 주택 재개발사업으로 철거가 진행되고 있지만, 몇 해 전만해도 관광객이 드나들던 역사적인 마을이었다.
급경사길에 자리해있어 흔히 불리던 이름은 ‘돌산마을’.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의 공동묘지 터에 부산의 가난한 이주민들이 불법으로 판잣집을 지으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골목, 현관, 장독대 옆에서도 무덤을 볼 수 있던 초유의 공간이었다. 그러던 곳이 2008년 부산시민과 학생들이 골목 담벼락마다 아름다운 벽화를 그려 넣으며 이름이 알려졌고, 지금은 재개발을 기다리며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픈 역사와 옛 시간에 머물러있던 동네가 이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문현, 새 옷을 입다
문현은 최근 새로운 매력의 문화·여가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현금융단지 인근에는 증권박물관, 화폐박물관, 부산은행 금융역사관 등 금융 관련 문화공간이 자리해 지역적 아이덴티티를 부각시킨다. 부산 유일의 초대형 뮤지컬 전용극장인 드림씨어터, 실내동물원 캐니언파크, 초고층 스카이라운지를 갖춘 아바니호텔 등도 있어 다채로운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다. 인근에 코스모스 꽃밭, 강아지 산책로, 운동기구 등 주민들이 누릴 수 있는 휴식공간도 채워졌다.
문현금융센터(BIFC) 길 너머로 다양한 색채의 카페, 레스토랑, 식당 등도 문을 열었다. 골목 사이사이 주택을 리모델링한 독특한 카페들도 눈에 뛴다. 재개발을 염두에 두고 미리 자리를 잡은 카페도 여럿이다. 어떤 방향에서건 변화로부터 뻗어 나온 기분 좋은 상권의 활기다.
지금 문현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문현금융단지는 이전 공공기관이 입주한 BIFC 1단계 63층 랜드마크 빌딩과 호텔, 주거시설 등 지원시설이 들어선 2단계 복합개발 사업을 완료한 상태다. 3단계 사업으로 핀테크·블록체인 등 기술 금융기관 등의 업무시설과 BIFC 1단계 입주기관의 추가 업무공간이 개발 중이며, 기술보증기금 맞은편 일반용지 부지 또한 2차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해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금융 중심지로서 부산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더 큰 변화를 목전에 둔 옛 마을을 걸으며 기억해야 할 모습들을 상기해 본다. 안동네 벽화들에 담긴 따뜻한 위트와 학교 앞 문방구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아이들의 웃음. 문현이 다 내려다보이는 돌산공원에서의 진정한 쉼과 계절을 오롯이 느끼게 해주는 바람과 나무의 빛깔. 새롭게 변화해갈 문현에도 문현동다운 따뜻한 감성만은 변치 않기를 소망해본다.


문화공간
증권박물관(부산관)

증권 발행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국내 대표 금융박물관. 세계 경제 발전과 함께해 온 증권의 기원과 개념을 소개하고 희소가치가 높은 증권 자료를 수집·보존·연구하고 있다.
051-519-0600
부산 남구 전포대로 133
무료
월~토 10~17시 (운영상황은 홈페이지 확인가능)
한국은행 부산본부 화폐전시관

고대 물품화폐부터 지금 화폐까지 세계 각국의 화폐 6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100억 원 큐브, 나도 화폐 속 주인공 등 다양한 체험학습도 즐길 수 있다.
051-240-3700
부산 남구 문현금융로 25
무료
월~금, 10~17시
드림씨어터

1700석 이상의 객석 규모를 가진 국내 최대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오리지널 스케일 그대로 구현 가능한 최적의 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라이온 킹>,<오페라의 유령>, <캣츠>, <위키드> 등 글로벌 히트 콘텐츠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부산을 아시아 공연 산업의 거점 도시로 자리매김 시키고 있다.
1833-3755
부산시 남구 전포대로 133, 3층
레더모어 스튜디오

국제금융센터 인근에 위치한 가죽공방 스튜디오. 가죽으로 가방, 지갑 등 패션 아이템부터 생활 속 리빙 아이템까지 다양한 원데이클래스 체험을 즐길 수 있다.
010-5102-0914
부산 남구 문현금융로 5-1 2층
월~금, 11~20시(예약 후 방문)
젤라토레 공방

천연재료를 원료로 다양한 수공예 제품을 제작하는 공방이다. 원데이클래스를 신청하면 천연비누, 화장품, 캔들·디퓨저, 젤라또 등을 만들 수 있다.
010-7336-4552
부산 남구 고동골로 63-1 젤라토레공방
매일, 10~21시(예약 후 방문)
나락서점

독립서적을 판매하는 동네서점이자 카페. 서적 판매 외에도 독서모임과 작가 북토크 등을 통해 다양한 문화활동을 공유하고 있다.
0507-1321-8406
부산 남구 전포대로 110번길 8 지하1층
월~금, 15~20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