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테마

낮&밤

민락
수변공원

시간 조립 설명서

낮과 밤, 과거와 현재, 오늘과 내일.
사뭇 다른 시간들을 재료 삼아 뚝딱뚝딱 이어 붙이다 보면 오늘의 민락수변공원이 나타난다.
호젓하고도 부산스럽고, 거칠면서도 현대적인 기묘한 형태로 얽혀있지만 그 낱낱의 조각들이 한데 모여 썩 괜찮은 모양새를 이룬다.
시민이 즐겁게 살아가는 이곳, 그 매력을 알고 싶은 당신에게 민락民樂수변공원 조립설명서를 건네본다.



변함없이 이어온 가치

해운대와 광안리 사이 그 어디쯤, 이 땅은 원래 바다였다. 수군절도사가 진조암에 앉아 수군을 격려했던 장소고, 어부들에겐 첫 어획물을 받는 요지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었다. 조선시대 후기에 이곳은 널구지마을로 불리며 북쪽의 백산마을, 보리진마을 등과 함께 부산 특유의 해안마을을 이뤘다.
이후 일제강점기 때 행정구역이 개편되며 지금의 ‘민락동’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민락(民樂)의 어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그 모두는 결국 백성 그리고 즐거움의 의미를 내포한다. 시민이 어울려 즐겁게 사는 마을. 그 가치만큼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변함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뭍에서 바다로

민락동 일대가 또 다른 변화의 국면을 맞은 것은 1992년. 공유수면 약 12만 5,000㎡를 매립해 해안선을 정비함과 동시에 부족한 택지를 확보하고,
근접생활시설을 조성하는 ‘민락동 공유수면 매립사업’이 승인되면서부터다. 부산도시공사는 1993년 9월 부산시로부터 업무를 이관받아 본격적으로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기대와 노력이 가득했던 5년의 시간이 흐른 후, 1997년 11월 매립공사가 완공되었다.
부산도시공사의 첫 번째 공유수면 매립사업인 동시에 전국 최초의 수변공원을 탄생시킨 고무적인 순간이었다.
이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으로 공사는 이후 부산신항 북컨테이너터미널 배후부지 조성 사업, 동삼하리 공유수면 매립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갖게 되었다.

부산의 삶과 멋이 되어

민락동 공유수면 매립사업을 통해,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해안선 정비와 해안도로 및 녹지 조성으로 친환경적인 휴양 공간을 지역주민은 물론 부산 시민 전체에 제공하게 됐다. 또한 어항을 신축해 주변 어민들의 어업활동을 보호함으로써 주민에게 많은 경제적 이익까지 가져다줬다. 특히 민락수변공원은 오늘날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이자, 부산의 멋을 대표하는 명소로서 크게 사랑받고 있다.

잔잔한 기다림

민락수변공원에선 부산의 다양한 얼굴을 조망하게 된다. 3,040㎡의 넓이로 펼쳐진 스탠드에 앉으면 분주히 밀려드는 바다의 포말뿐만 아니라 왼편의 마린시티 일원, 오른편의 광안대교까지 한눈에 담긴다. 운이 좋다면 물질하는 해녀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계단을 올라 내륙에 좀 더 가까워지면 민락수변공원 일대의 거리에 줄지어있는 횟집 그리고 상인들을 마주하게 된다. 바다와 사람을 동시에 만나는 것이다.
이 시간의 민락수변공원이 품고 있는 것은 잔잔한 기다림이다. 바다도 형형하게 빛나는 밤을, 상인도 활기찬 생업의 시간을 고대한다.
그래서 낮은 더 귀하고 소중한 순간이 된다.

수변공원을 완성하는 미장센
‘워터프런트 도어’

바다, 광안대교, 쏟아지는 낮의 햇살, 그리고 오래전부터 이곳을 지키던 거북이 조각과 분주한 갈매기들은 온몸으로 민락수변공원을 그려낸다. 화룡점정으로 2021년, 민락수변공원은 새 옷을 갈아입으며 그 미장센을 완성했다. ‘민락수변공원 돗자리 공공미술프로젝트: 워터프런트 도어(Waterfront Door)’를 통해 예술적인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우리동네 미술’ 사업의 일환으로서, 수변공원 내 약 500m 길이의 해안 산책로를 다채로운 바닥벽화로 디자인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감염병 확산 방지 거리두기를 진행하며 삭막해진 수변공원을 단숨에 바꾸어놓았다. 돗자리와 바다를 연상시키는 예술 작품이 빼곡히 채워진 것. 사업은 해운대구 로컬 갤러리 아트소향과 부산지역 작가 40여 명, 그리고 이탈리아의 M+S 건축사무소가 함께 진행했다. 이들은 수변공원을 하나의 캔버스 삼아 강렬한 빛깔의 사각 패턴, 물결 그리고 해양 생물 패턴들로 덧입혔다.

달빛과 조명이 만들어내는 낭만

부산의 수많은 야경 명소 중에서도 민락수변공원은 사뭇 특별하다. 일몰부터가 이미 남다르다. 따스한 색감이 번져가는 하늘에 넋을 놓고 있다 보면 금방 어둠이 찾아온다. 그때부터 만날 수 있는 화려한 조명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마린시티의 마천루부터 광안대교까지 이어지는 빛의 향연이 밤바다에 쏟아져 내린다.
민락 선착장 방향으로 서면 보이는 등대의 점멸하는 초록 불빛은 밤의 깊이를 더한다. 달빛까지 충만한 날이라면 더욱 낭만적이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민락수변공원에 흠뻑 취할 수밖에 없는 풍경이다.

그 밤은 끝없이 이어지고

민락수변공원은 청년들의 설렘이 넘실대는 곳이기도 하다. 광안리해수욕장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광안대교의 점등 순간을 바라보며 회 한 점을 맛보는 것은 전국 어디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이다. 어둠이 짙게 드리운 바다와 화려한 야경을 배경으로 삼삼오오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흥취가 절로 돋는다. 그래서 누군가는 조용히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새로운 만남을 찾아 보기도 한다. 어떤 형태든 결국 그 모습 하나하나는 젊음의 한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오늘, 내일
로컬과 함께 성장하는 밀락더마켓

오늘과 내일

2022년 7월, 민락동 광안리 바닷가 인근에 MZ세대의 이목을 끄는 독특한 건물이 등장했다. 수직으로 뻗은 고층 건물 사이 나지막한 2층 높이의 ‘수평적’ 공간, 7,700㎡ 부지 위에 세워진 대형 창고 같기도 한 이곳의 이름은 ‘밀락더마켓’. 뉴욕의 첼시마켓을 연상시키는 빨간 벽돌과 벽면을 가득 채운 유리창, 그리고 외벽의 그래피티까지 하나하나가 인상적인 탓에 지나가던 누구나 절로 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 땅은 원래 부산의 향토 건설사인 (주)삼미건설이 바다 매립사업을 통해 확보한 부지다. 어떤 사람들은 이곳을 일컬어 광안리 바닷가에 남은 마지막 노른자위 땅이라고도 했다. 삼미건설의 계열사 ‘키친보리에’는 부지의 활용안을 고민한 끝에, 해운대 ‘더베이101’과 다대포 ‘올드트리마켓’ 등에서 얻은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워터프론트 복합문화공간을 세웠다. 그렇게 탄생한 밀락더마켓은 벌써부터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이어주고 연결하는 밀락더마켓

마켓에 전시와 공연, 푸드까지 접목된 밀락더마켓은 뉴욕이나 유럽에서나 불 수 있던 자유분방한 복합문화공간을 연상시킨다. 내부는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꿈의 무대 ‘버스킹 스퀘어’, 바다를 바라보며 부산을 느낄 수 있는 ‘오션뷰 스탠드’, 국내외 수준 높은 외식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F&B ZONE’의 세 개의 존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성있는 아트 플랫폼 갤러리와 팝업 스토어도 빼놓을 수 없는 즐길 거리다.
밀락더마켓에서는 다양한 문화 행사 또한 열리고 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동네방네비프’, 청년 문화예술인의 축제 2022 청춘마이크, 히든 아티스트 경연대회 내일의 슈퍼스타 등의 무대가 된 것. 이처럼 밀락더마켓은 사람과 사람, 음식과 소비자, 로컬과 문화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 중이다.

민락수변공원 즐기는 방법

  • 1. 바닷바람을 즐기며 갈맷길 걷기

    민락교를 시작으로 탁 트인 수변공원을 지나 오륙도 선착장까지 이어지는 갈맷길 2-2코스를 걸어보자.
    12.6km, 걸어서 4시간이 소요되는 해안길 코스지만, 걸음걸음마다 쏟아지는 해안 절경과 특별한 볼거리에 지루할 틈이 없다.
    남천벚꽃거리, 용호별빛공원, 이기대 어울마당 등 코스 중간중간 유명한 관광명소도 많이 있으니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자.

  • 2. 민락 회촌에서 싱싱한 해산물 맛보기

    광안리해수욕장 동쪽에 자리 잡은 민락 회촌. 수많은 횟집과 어시장, 수산물 도매상을 갖춘 이곳에선 싱싱한 횟감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활어시장에서 직접 고른 고기를 횟집으로 가져가면 즉석에서 회를 장만해준다. 입맛 돋우는 해산물과 한상차림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 것.

  • 3. 수변공원, 색다른 데이트 장소로 활용하기

    가족, 연인, 친구와 매번 같은 약속 장소만 맴돌고 있다면 색다른 낭만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민락수변공원을 추천한다.
    광안대교 야경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1열이기 때문. 수변공원 스탠드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매일 같은 대화에도 감성 한 스푼이 더해진다.

  • 4. 떠오르는 핫플레이스, 밀락더마켓 방문하기

    매주 ‘핫플’을 순회하는 전국 MZ세대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밀락더마켓! 이곳에 간다면 반드시 빨간 벽돌의 외관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먼저 남기자.
    내부는 다양한 세계음식, 그림 같은 오션뷰가 펼쳐지는 스탠드, 버스킹 스퀘어에서 펼쳐지는 공연 등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가 한가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