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테마

담&화

하트인부산과
바다가가
이어갈 이야기

부산 그리고 사람

부산도시공사 로컬 매거진 <바다가>의 첫 탄생은 2019년이었다. 공사가 만들어가고 있는 부산의 매력적인 도시 공간들을 더 깊게 들여다보고 그 속의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시작된 <바다가>. 4호째 발간을 준비하며 앞으로 이어갈 부산 이야기에 대한 고민이 커질 즈음, 2017년부터 5년째 부산청춘들의 열정으로 발행되어 온 부산 대표 로컬 매거진 <하트인부산>의 휴간소식이 들렸다.
동시대에 탄생한 부산 로컬 매거진으로서 <하트인부산>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와 못 다한 이야기, <바다가>가 이어갈 이야기를 탐색해본다.

Local X Magazine

역사 사실에 기반하는
부산 사람들의 이야기가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야기를 따뜻한 인문학적 감성으로 전달하는
부산 청춘이 담은 매거진을 만들어보자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김다은 편집장
장혜원 대표님,
김다은 편집장님
안녕하세요.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17년 <하트인부산>을 창간한 이후, 벌써 5년차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부산의 아름다운 공간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왔고, 올해 19호를 발간하며 잠시 휴간 결정을 하게 되었어요.
그동안 저희 <하트인부산>을 사랑해주신 독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최근 <하트인부산>이
휴간한다는
메시지를 보고
서운함이 컸습니다.
이유가 있으실까요?

<하트인부산> 창립멤버이자 고정멤버가 7명인데 다들 본업을 갖고 있어요.
코로나19 때는 본업에 여유가 생기면서 매거진 제작에 더 집중을 할 수 있었는데, 코로나 상황이 해제되면서 본업이 점점 더 바빠지게 된 거죠.
취재 일정 잡기도 빠듯해지고 글을 쓰는 일도 버거워졌어요. 이러다 멤버들 모두 다 지쳐 쓰러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시간에 쫓기니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좋은 글을 쓰는데 한계를 느꼈죠. 최선을 다하지 못하면 잠시 쉬어가자, 그렇게 휴간을 결정하게 된 거예요.
처음 시작할 때 부산 16개 구를 다 취재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지금 딱 9개구, 반 정도 온 시점이고요.
다들 얼른 추슬러서 완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또 빨리 재개하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하트인부산>은
발간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장혜원 대표님과 저는 원래 지인이었어요. 당시 장혜원 대표님이 문화기획 분야 비영리 단체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저는 ‘글담’이라고 작가 모임에 소속되어 있었지요. ‘글담’은 글 쓰는 것을 너무 좋아하고 글로 소통하고 싶어하는 부산 청년들 모임인데, 사실 전공자보다 비전공자가 훨씬 많은 모임이었어요. 모임 구성원들의 공통점은 부산 토박이들이고 부산을 너무 좋아한다는 점이었죠. 다들 같은 고민을 갖고 있기도 했고요. 친구들이 하나 둘 직장을 찾아 꿈을 찾아 부산을 떠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 거죠.
부산에서 희망을 찾을 순 없을까.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건 글 쓰는 일이니까, 글로 부산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을 찾자 이렇게 의기투합을 하게 된 거예요.
그 첫 발걸음이 <하트인부산> 발간이었고요. 사실 저희도 부산의 공간이나 이야기에 대해 잘 몰랐어요.
우리가 부산 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부산 이야기’를 수면 위로 올려놓아보자 한 거지요.

창립멤버가 지금까지
함께 매거진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멤버들 간의 호흡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시작할 때부터 수익이 나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합의했고,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해본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팀원들끼리 마음이 굉장히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다만 다들 본업을 하면서 짜투리 시간을 쓰다 보니 취재 일정을 조정하는 일, 운전이 가능한 인원이 소수라 뚜벅이로 취재를 다녀야하는 일 정도가 어려움이라면 어려움이랄까.
좋은 팀원들을 만나 즐거웠던 기억이 정말 많습니다.

<하트인부산>매거진은
어떤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나요.

부산에 16개 구가 있으니 한 곳씩 취재해보기로 하고 시작을 했어요. 처음에는 단행본으로 낼 생각도 했는데 워낙 이야기가 많다보니 정기 간행물로 천천히 가보자 했지요. 섹션 구성은 ‘하트 HEART’와 ‘인 부산in_BUSAN’ 파트로 나눴는데, 하트 HEART 파트는 각 구에 대한 내용이에요. HISTORY(이야기), EPISODE(설화), ARCHITECTURE(건축), RELATIONSHIP(관련 스토리), TRIP(관광) 등 정보를 담았습니다. ‘인 부산 in_BUSAN’ 파트에서 ‘인’은 사람을 뜻하는 메시지로 볼 수 있어요. 취재를 하고 책을 발간하면 할수록 부산은 정말 사람이 매력적인 도시라는 걸 깊이 깨닫게 됐고, 그 만큼 부산 사람의 이야기를 더 많이 깊이 싣고자 했습니다

처음 매거진을 냈을 때는 반응이 거의 없었어요.
2~3년차쯤 되면서 입소문이 났고
서서히 로컬 매거진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게 됐던 것 같아요.
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부산 이야기를 이어왔다는 뿌듯함이 굉장히 큽니다.

장혜원 대표
<하트인부산>을 제작하면서 느낀
부산의 가장 큰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부산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아닐까 싶어요. 부산 사람하면 약간 츤데레라고 하죠. 겉으로는 마음을 표현하는데 어색하고 억척스러운 면도 있지만 속정은 깊은 사람들이죠. 이런 부분이 부산의 역사와도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부산은 일본과 가까워서 일본인들의 수탈이 가장 심했고 한국전쟁 때는 피난민들이 몰려온 곳이기도 해요. 이런 시련 속에서도 부산사람들의 공통점은 늘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끌어안았다는 점이에요. 자기 가족들 먹이기도 빠듯했던 시절에 피난민들과 고락을 나누며 어울려 살았지요. 이런 역사적 사실 속에 기반하는 부산 사람들의 이야기가 저희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단순히 부산의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가 아닌, 부산의 이야기를 따뜻한 인문학적 감성으로 전달하는 부산 청춘이 담은 매거진을 만들어보자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하트인부산>의
제작과정이 궁금한데요.

사실 매거진을 처음 만들기로 했지만 출판에 대해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었어요. 제가 총대를 메고 1인 출판사를 만들긴 했지만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통되는지 전혀 몰랐어요. 인터넷 검색을 해서 하나씩 알아가며 책을 만들었어요. 책이 제작되는 모든 과정을 팀원들이 담당하다보니 김 편집장이 편집 디자인을 맡게 된 거예요.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다보니 처음에는 막막했어요. 디자이너 친구에게 물어보고 책으로 독학하며 창간호를 만들었죠.
디자인 흑역사라 정말 숨기고 싶은 첫 책인데, 실제로 창간호는 무료 배포를 하다 보니 지금은 구하기 힘든 희귀템이 되었어요.(^^;)

전체 제작과정을 보면 본격적으로 책을 기획하는데 1년 정도, 취재하고 원고 쓰고 디자인해 창간호를 만들기까지 3개월 정도 걸렸어요. 일러스트는 제가 속해있던 비영리 단체의 재능기부 디자이너들이 도움을 줬지요. 팀원들의 노력과 주위의 도움들로 매거진을 만들어왔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점도 많아요.
제작 절차를 알려주고 조언해주는 전문가가 있었다면 좀 더 쉽고 빠른 길로 잘 갈 수 있지 않을까도 싶죠.

처음 창간호를 냈을 때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 매거진을 냈을 때는 반응이 거의 없었어요. 2~3년차쯤 되면서 입소문이 났고 서서히 로컬 매거진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게 됐던 것 같아요. 행사에도 초대 받고 유료책자로 전환하며 판매비용을 제작비에 보탤 수 있게 되면서 제작 상황도 조금씩 나아졌고요. 창간호를 내기 전에는 배포처를 찾기도 쉽지 않았어요.
A4용지에 책을 프린트를 해서 서점들을 찾아다녔는데 책을 비치해주는 곳이 거의 없었죠. 응원해주시는 분 보다 얼마나 지속할 수 있겠냐며 걱정하는 분들이 더 많았고요. 그래도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부산 이야기를 이어왔다는 뿌듯함이 굉장히 큽니다.

팟캐스트, 보이는 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독자와
만나기를 시도하셨습니다.

사실 저희가 바라는 큰 그림은 매거진을 기점으로 큰 문화 플랫폼을 만드는 거였어요. 실제로 매거진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면 다시 지인을 소개해주시고, 부산과 문화라는 공통분모로 계속 연결되며 네트워크가 확장된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죠. 그만큼 저희 활동 영역도 점점 넓어지고 팟캐스트 등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기회도 생겼어요. 앞으로도 저희는 부산과 문화를 키워드로 영역을 넓혀가고 싶고, 그 형태가 축제나 공연이 되거나 또 다른 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어떤 일이든 도전해보려 합니다.

부산도시공사 로컬 매거진
<바다가>를 읽어 보셨나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바다가>는 부산의 공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부산 도심의 아름다운 공간들을 살펴볼 수 있고, 화려한 공간들의 내면에는 도시공사 분들의 숨겨진 노력들이 담겨있구나 하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요. 다만 배포처가 적다보니 시민들이 매거진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점이 아쉬워요. 더 많은 시민들이 매거진을 보고 부산 공간의 아름다움과 부산도시공사의 일에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희는 부산을 담은 로컬매거진이라는
같은 지향점이 있습니다.
로컬 매거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저는 종이책 매거진이 완전히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여전히 종이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전체 인구의 독서량은 줄어도 여전히 서점에서 책은 팔려나가고 있으니까요. 다만 눈길을 끄는 좋은 기획으로 독자들에게 읽히게끔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부산이란 도시를 어떤 방법으로 더 신선하고 독창적으로 담아낼 것인가 하는 부분이겠지요. 저희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다시 매거진을 발간 하게 될 때 즈음에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바다가>도 파이팅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많은 로컬 매거진들이 만들어지고 또 사라졌어요. 저희도 이번에 휴간하며 쉬어 가게 되었지만, 창간하며 목표로 정했던 16개 구의 이야기를 언제든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마치면 <하트인부산>은 아름답게 마무리 되겠지만, 그때는 매거진을 발판으로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혹여 지금의 종이책이 다른 매체로 옮겨지게 되더라도 저희는 어떤 곳에서든 다시 부산의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하트인부산이
― 바다가에게

<바다가>도 부산도시공사가 만들어가고 있는 부산 도시의 아름다운 변화를 보여주고, 시민들이 희망하는 미래의 이야기를 계속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바다가>가 만들어가고 이어갈 부산의 이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5년간 부산의 이야기를 잡지에 담아 온 부산 청년들의 열정과 청춘의 시간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잠시 쉼표를 찍고, 각자의 역할을 해내며 충전해서 다시 돌아올 때까지 <바다가>가 <하트인부산>의 마음으로 부산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겠습니다. 더 멋지게 다시 만나요!

바다가가
― 하트인부산에게

내게 <하트인부산>은…

  • 나고 자란 부산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게 된 계기. 그저 지나갈 수 있었던 것들을 마주하면서 부산에 대해 알게 되고,
    그 안에서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앞으로도 계속될 멋진 우리 모두의 이야기.

    장혜원 대표
  •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들을 우리 스스로 곱씹어 보는 시간. ‘부산다움’이라는 단어가 있다면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인가를 내내 고민하게 했던 시간이다.
    <하트인부산> 덕분에 훑게 된 동네의 구석구석과 만나 온 인연들은, 부산에 살고 있는, 어쩌면 앞으로도 부산에서 살아가게 할 이유들이다.

    김다은 편집장
  • 내가 살아가고 있는 부산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 매개체.
    또한 당연한 것이 그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알게 해 준 소중한 인연들의 집합체다.

    김두리 기자
  • 부산은 그저 어쩌다 보니 살게 되었을뿐인 입체감 없던 공간에 불과했지만 사람과 이야기와, 글과 사진을 겹쳐 봤을 때 보이는 모든 게
    생기를 얻는다는 것을 알려준 소중한 경험과 시간들이다.

    최광일 기자
  • 부산을 이야기하다 보면, 그 속에 스며들어 있던 추억과 변화된 오늘의 내 모습을 동시에 발견하곤 한다.
    <하트인부산>을 통해 개인적으로도 시선이 깊어지는 성장을 이뤘다.

    김영준 기자
  • 무엇이든 알면 알수록 사랑하게 된다. 부산을 알아간다는 건 부산을 만들어 온 모든 역사와 사람들 모두를 끌어안는다는 것과 같다. ‘부산에 대해 알리자’ 라고 시작한 이 일이 우리 스스로 부산을 더 사랑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늘 짜릿하고 감사하다. 내게도 그랬듯 <하트인부산>이 사람들에게 ‘부산 부심’을 가득 부어주는,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기를 바란다.

    조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