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부산을 알고 싶거든 바다가 아닌 산으로 가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 부산의 산복도로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아미동에서 남부민동까지 이어지는 천마산 산복도로에는 부산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전망대 네 곳이 약 1.1km 구간 내에 이어져 있다. 천마산 산복도로를 따라 걸으며 시시각각 달라지는 부산의 풍경을 만나보자.
아미문화학습관
천마산로의 시작점에 위치한 골목갤러리를 지나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아미동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아미문화학습관이 있다. 이 학습관은 아미초등학교 뒤편 가파른 경사 위에 세워져 독특한 형태를 자랑한다. 단층 건물처럼 보이지만, 건물 뒤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최민식 갤러리를 만날 수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문화시설로, 최민식 갤러리 외에도 거주민을 위한 공간인 아트스페이스, 공부방 등이 있다. 천마산로와 닿아있는 3층이 바로 부산의 전망을 바라보며 쉬어갈 수 있는 카페이자 전망대 역할을 한다. 하트 모양의 조형물 너머로 부산 원도심 일대가 펼쳐지는데, 특히 아미동의 풍경을 가장 가까이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서구 천마산로 410
서구 천마산로 410
천마산하늘전망대
천마산 자락과 민가를 잇는 산복도로에 자리한 천마산하늘전망대는 한때 방치되어있던 폐·공가를 정비하여 만든 전망대다. 지난 2014년 개봉해 무려 1,4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의 무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주인공 덕수네 노부부(황정민·김윤진 분)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국제시장을 내려다보며 지난 세월을 추억하는 영화 속 한 장면을 조형물로 제작했다. 그 곁에 나란히 앉아 인증사진을 남겨봐도 좋겠다. 천마산하늘전망대는 영도 봉래산과 이기대수변공원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으며, 부산항대교부터 영도대교, 부산대교, 남항대교에 이르기까지 부산 앞바다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서구 해돋이로183번길 17-4
서구 해돋이로183번길 17-4
누리바라기전망대
‘세상을 바라본다’는 뜻의 순우리말을 가진 누리바라기전망대는 흥미로운 조형물들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다. 천마산의 상징인 하늘에서 내려온 용마(龍馬)를 형상화한 독특한 모양의 문을 지나면, 구름 걸린 나무 조형물 ‘소리나무’가 눈길을 끈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나무에 달린 풍경이 내는 청아한 소리를 들으며, 부산의 어제와 오늘이 담겨있는 원도심의 풍경을 오래도록 감상할 수 있다. 누리바라기전망대는 천마산 산복도로에 자리한 전망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주차공간이 넓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최근 산복도로를 오가는 운전자들 사이에서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구 남부민동 50-40
서구 남부민동 50-40
부산항전망대
천마산로의 가장 남쪽에는 부산항전망대가 자리해 있다. 그 이름에 걸맞게 전망대에 채 다다르기도 전에 부산항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한쪽 벽에는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울지마 톤즈>의 이태석 신부가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아담한 전망대지만 부산항전망대가 품고 있는 풍경은 놀라울 정도다. 부산의 현재를 보여주는 대형 건축물들과 수많은 교량, 그리고 반짝이는 바다 위에 떠 있는 크고 작은 배들을 통해 역동적인 부산의 얼굴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맑은 날이면 수평선 저 멀리 대마도까지 보일 정도로 확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해돋이 명소로도 이름난 곳이다.
서구 해돋이로119번길 17
서구 해돋이로119번길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