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핫플

오늘도 노트북 들고 바다로 출근합니다

워케이션

아 르 피 나 × 워 케 이 션

부산에서 한 달 살기를 시작하면서 매일 아침 인사 대신 파도의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파도가 좋다면 오늘 오후에 서핑 할 생각으로 오전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해야 할 일을 다 끝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파도가 장판* 이라면 파도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진한 아메리카노와 함께 업무를 볼 예정이다.

*파도의 크기가 작다는 서퍼들의 은어
이 글은 ‘2022 부산여행 체험수기 공모전(부산도시공사 아르피나 개최)’에서 수상한
김마야 씨의 수상작 ‘오늘도 노트북 들고 바다로 출근합니다’ 편을 일부 발췌해 재가공했습니다.

#1

워케이션과 서핑을 위한 워너비, 부산

100%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회사에 재직한 덕분에 나는 노트북만 있다면 어느 곳에서나 일할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가 되었다. 재택근무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이따금 일주일 정도 다른 지역에 머무르며 여행과 일을 병행하는 워케이션이 일상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강원도에서 처음 접하게 된 서핑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하지만 한 달에 두 세번 당일치기 형태로 서핑을 해보니 처음 입문 레벨에 계속 머물렀다. 서퍼들은 최소 한 달 정도 살아보며 매일매일 바다에 나가야 비로소 서핑 감이 잡힐 거라고 말한다. 마침 서핑을 즐기기 위한 최적의 계절은 가을이다. 바다의 수온 변화는 느리기 때문에 쌀쌀해진 날씨에도 물속은 오히려 따뜻하다. 게다가 크고 좋은 파도가 계속해서 밀려오는 계절이기 때문에 대부분 좀 탄다는 서퍼들은 가을에 몰려온다. 여름에 처음 서핑을 접했기 때문에 이왕이면 ‘서핑하기 제일 좋은 계절’에 서핑 성지에서 한 달 살이를 하고 싶었다.

여러 선택지 중에 부산을 선택한 이유는 국내 서핑 3대 성지인 송정이 있을 뿐 아니라, 따뜻한 날씨, 무엇보다 자주 여행을 갈 만큼 부산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핑하고 난 후 돼지국밥을 먹으며 기력 보충할 생각을 하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래, 이번 부산 한 달 살이는 서핑이랑 돼지국밥을 원 없이 경험하고 오자.”

© 비짓부산

#2

한 달 워케이션의 최적지, 아르피나

부산 한 달 살기 숙소로 정한 곳은 해운대 인근에 위치한 아르피나였다. 숙소를 정하기 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점은 세 가지였다.


첫째,
언제라도 서핑을 하러 달려 나갈 수 있을 만큼 바다와 가깝고 대중교통이 편리할 것.
둘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용하고 편안한 환경일 것. 갑작스러운 화상회의, 비즈니스 미팅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이 갖춰져 있을 것.
셋째,
이 모든 것이 충족되면서도 한 달 숙박비용을 최대한 절약할 것.

그렇게 인터넷 서치를 하다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아르피나 ‘워케이션 객실 패키지’였다. 한 달 패키지를 예약하면 하루 3만 원 내외에 숙소를 이용할 수 있는 데다, 해운대, 광안리, 송정 등과 차량으로 10~15분, 대중교통으로 30분 내외에 닿을 수 있을 만큼 가까웠다. 숙소 자체는 조용한 주거지역에 자리해있어 업무에 조용히 집중할 수 있을뿐더러 비즈니스를 위한 이벤트룸도 마음에 쏙 들었다. 평소에는 숙소에서 업무에 집중하다 원하면 언제든 노트북을 들고 해변으로 나갈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3

아르피나와의 첫 만남

아르피나에 도착한 첫 날, 먼저 확인해야 할 일은 객실 채광의 정도와 테이블과 의자의 편안함이었다. 테이블의 유무는 예약하기 전 미리 확인했지만 활용 가능한지의 여부는 직접 사용해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캐리어를 풀 새도 없이 책상 앞에 앉았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노트북을 열고 업무 메일함부터 확인하기 시작했다. 잠시 집중하며 받은 메일을 클릭, 파일을 열고 답신을 보내는 동안 적당히 은은해 기분 좋은 채광이 내려앉았다.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업무에 집중하는 사이 뉘엿해진 햇살에 고개를 들었다. 핸드폰 시계를 확인하니 3시간이 훌쩍 지난 시각.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업무에 집중했다면 워케이션 숙소를 잘 골랐다는 방증이다. 앞으로 한 달, 만족스럽게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차올랐다.

#4

수영장과 골프장 활용법

오후 업무까지 마치고 나니 이내 몸이 뻐근해진다. ‘내일부터 서핑을 나가려면 몸을 좀 풀어 둬야 하지 않을까.’ 아르피나 2층에 수영장이 있다는 안내를 듣고 그곳으로 향했다. 평일 오전 6시면 문을 연다니, 수영으로 몸을 깨우고 업무를 시작하면 한결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날씨가 궂어 서핑을 할 수 없는 날에도 물에 몸을 담글 수 있다 생각하니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이다.

수영장 맞은편으로 골프장이 보인다. 골프는 자세를 익히는 데만 1년여가 걸리는데 꾸준히 연습하지 않으면 그마저 금방 잊게 된다. 내게도 골프는 서핑만큼이나 쉽지 않은 운동이다. 연습만이 살길이나 워케이션 기간 동안의 골프는 포기하고 있었는데, 아르피나에서 골프연습장을 딱 만난 것이다. 마치 덤으로 얻은 행운처럼.

#5

바다로 출근하는 아침

부산에 온 이후 나는 해변에 위치한 카페에서 1~2시간 정도 노트북 작업을 하며 평일 업무를 시작한다. 바다를 보며 출근하는 아침의 상쾌함은 상상 이상이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좋은 경치가 보이는 공간에서 일하면 좀처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데, 특히 콘텐츠 등 제작을 위해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글을 써야 할 때는 바다 앞에서 확실히 결과가 좋았다.

부산 해수욕장에 위치한 카페엔 오션뷰 카페란 수식어가 없더라도 대부분 바다가 보인다. 좋은 뷰를 자랑하는 공간은 대개 커피 맛이 없거나, 가격이 비싼 경우가 대부분인데 놀랍게도 부산에선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커피를 판매하는 오션뷰 카페가 가득했다. 굳이 서핑을 하지 않더라도 커피를 좋아한다면 다양한 카페들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부산을 방문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6

서핑으로 마음챙김

바다 앞 카페에서 업무를 보다 드디어 마음을 흔드는 파도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이다. 순간 빠른 걸음으로 짐을 챙겨 서핑샵으로 향했다. 고대하던 부산 바다의 파도를 탈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홀로 떠나는 여행의 경우엔 생각을 정리하고 싶거나 나를 찾기 위한 이유를 많이 꼽는다. ‘마음챙김 명상’이라는 개념이 있다. 지금 이 순간 호흡과 오감을 인지하고 지금 일어나는 모든 것에 의식을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 점에서 서핑은 내게 명상과 같다.

파도가 좋으면 언제든 바다로 뛰어갈 수 있는 삶

좋은 파도를 만나야 탈 수 있는 서핑은 무작정 대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바다에 나가서도 30분이고 1시간이고 파도를 기다려야 하고 딴 생각을 하면 좋은 파도를 놓치기 일쑤다. 계속해서 파도를 기다리고 탈 수 있을지 판단하고 보드를 반대 방향으로 돌려, 패들링을 전력으로 시작한다. 파도와의 속도를 맞추기 위해선 전력을 다해 패들링을 해야 하는데 체력 소모가 엄청나다. 그리고 마침내 파도를 잡았다 판단이 되는 타이밍에 테이크오프(보드 위에 서는 행위)를 한다. 체력과 타이밍을 잡는 감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서핑은 생각을 비우고 현재의 행위에 오롯이 집중하게 한다.

내게 서핑은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큰 파도에 말리거나 보드에서 떨어져 물을 실컷 마실 때면 다시 보드를 붙잡고 올라가면 된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약 2시간의 서핑 명상(?)을 즐긴 후 업무에 복귀하면 일에 대한 집중도와 생산성도 눈에 띄게 높아지니, 힐링의 효과는 내가 몸소 입증한 셈이다.

주말을 제외하면 바다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산 서퍼들이었다. 그들과 대화를 해보면 대부분 오늘 파도가 좋아서 반차를 내고 온 직장인, 가게 문 잠시 닫고 온 자영업자, 아이가 등교한 사이를 활용해 서핑을 하는 주부 등 다양했다.

서핑을 사랑하게 되면서 “파도가 좋으면 언제든지 보드 들고 바다로 뛰어갈 수 있는 삶”이 내가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되었는데, 이들이 바로 그렇게 살고 있었다. 부산에 있는 한 달 동안 나 역시 비슷한 삶을 살겠지만, 결국 서울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못내 아쉬울 만큼 그들의 삶이 멋지고 부러웠다.

#7

영혼을 부르는 소울푸드, 돼지국밥

파도가 큰 날, 서핑을 하면 샤워기를 들 힘이 없을 정도로 힘이 빠진다. 그래서 서핑하고 나면 항상 든든한 식사가 필수였는데 부산에서는 늘 돼지국밥을 먹을 수 있었다.

집 근처 돼지국밥집을 찾기 힘들었던 서울과 달리, 부산에선 발에 차이는 게 돼지국밥집이라 했던가. 요즘처럼 물가가 높은 때 국밥 한 그릇에 5천 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하는 가게부터, 번호표 뽑고 한참을 대기를 해야 들어갈 수 있는 핫한 가게까지 선택지가 무수했다. 매일 돼지국밥을 먹는다 해도 다른 가게를 선택할 수 있고, 은근 집집마다 맛도 조금씩 달라 좀처럼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따뜻한 고깃 국물에 다대기와 부추를 넣고 밥을 말아 큼직한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몸과 마음이 절로 든든해졌다. 파도에 털려 이미 다 빠져나간 영혼이 다시 돌아오는 느낌이랄까. 돼지국밥은 부산 사람들의 소울 푸드라는데 그 말이 맞다. 영혼을 부르는 소울 푸드.

#8

제대로 ‘Vacation’하러 해운대로 GO!

사실 아르피나를 숙소로 결정한 데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아르피나 워케이션 패키지를 활용하면 서핑, SUP, 요트를 할인된 금액으로 체험할 수 있어서였다. 서핑과 SUP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데다 부산바다를 항해하는 요트 체험을 해볼 수 있다니…. 생각만으로도 설레는 일 아닌가.

느지막하게 일어난 토요일, 평일은 열심히 ‘Work’를 했으니 주말은 제대로 ‘Vacation’을 누리기 위해 해운대로 나섰다. 부산이 고향인 친구에게 해운대에 오면 꼭 해봐야 할 두 가지를 추천 받았는데, 해변 열차와 요트 타기였다. 하늘 위에서, 또 바다 위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부산의 매력을 발견하고 제대로 홀릭되고 말 것이라는 이야기.

먼저 블루라인파크 미포정거장으로 갔다. 표를 끊고 잠시 기다리니 열차에 오를 시간, 기차에 앉아 창 너머 끝없이 펼쳐진 파란 바다를 넋 놓고 바라보았다. 해운대 미포부터 송정까지 이어진길, 기차가 달리는 찰나마다 창은 부산의 바다와 숲, 오래된 나무와 돌, 철길의 풍경이 담기고 또 담겼다. 마치 푸지고 뜨끈한 밥상을 배부르게 먹은 것처럼 내 안에 부산이 차곡차곡 채워졌다.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든든하게.

#9

꿈결처럼 빛나던 물결, 그리고 부산

해변 열차가 송정을 돌아 미포에 도착하니 벌써 시계는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하늘에서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 요트 선착장으로 빠르게 발길을 옮겼다. 가장 아름답다는 석양 타임(오후 5시) 요트 투어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운대리버크루즈는 APEC 나루공원에서 출발해 수영강, 마린시티, 광안대교를 돌아오는 1시간 남짓 코스로 운영된다.

다행히 늦지 않고 석양 타임에 맞춰 요트에 올랐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부산은 정말 하늘에서와는 또 다른 감상을 안겨주었다. 낮이 밤에게 시간의 주도권을 넘겨주는 찰나, 광안대교와 마린시티 위로 천천히 붉은 노을이 덧씌워지는 광경에 나도 모르게 숨죽였다. 이 순간 하늘과 바다가 품은 색과 부드러운 바람, 파도의 출렁임 그 모든 것이 멈추기를 바랄만큼 아름다웠다. 어느덧 어둠이 온전해 질쯤 하늘에서 축포가 터졌다. 요트 불꽃놀이가 시작된 것이다.

하늘을 무수히 수놓는 불꽃을 보며 생각했다. 내 인생에서 불꽃에 빗댈 순간이 있다면, 지금이 아닐까. 꿈 같이 빛나는 오늘이지만 불꽃의 사그라짐처럼 곧 서울로 돌아갈 날이 머지않았기 때문이었다.

#10

서핑과 워케이션의 묘미

서핑은 무엇보다 균형과 타이밍이 중요한 운동이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파도 잡는 센스와 균형감을 길러 좋은 타이밍에 파도를 잡아 올라타야 한다. 이는 교과서로도 어느 유튜브 영상으로도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몸소 파도와 부딪히며 익혀야 하는 것이다.

워케이션 역시도 서핑과 같지 않을까. 실제 워케이션을 원하는 지역에서 생활하며 일과 휴가의 균형을 맞추고, 지역만의 색깔을 이해하고 익혀나가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이번 부산 한 달 살기는 ‘부산 평생 살기’를 위한 일종의 예행연습이었다고 생각한다.

end.

부산에서 ‘평생살기’를 꿈꾸며

열정적인 공간과 사람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삶의 부스터가 되어준다. 내게는 부산과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그랬다. 서른이 넘으면서 어떤 것에 ‘내가 다시 한 번 미쳐볼 수 있을까?’라고 자문해왔는데, 부산 한 달 살기를 통해 삶에 대한 열정을 회복했을 뿐 아니라 ‘부산 살기’라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으니까.

지금은 다시 서울로 돌아와 있지만, 언젠가 부산에 다시 한 달 살이, 아니 평생 살이를 하러 갈 계획이다. 매일매일 바다로 출근하며 “오늘 파도 좋아요?”로 아침 인사를 대신하는 그 날의 낭만을 기대한다. 파도는 언제나 그곳에 있을 테니까.

가성비 좋은 아르피나 워케이션 패키지
활용 꿀팁

1.
객실 패키지
한달 살기
2인룸 99만 원  /  4인룸 132만 원
보름 살기
2인룸 71.5만 원  /  4인룸 93.5만 원
일주일 살기
2인룸 40.7만 원  /  4인룸 55만 원
2.
해양 체험
상품 패키지
BIG 3 체험
요트·SUP·서핑 각 1회 이용권 8만 원
BIG 2 체험
요트·SUP·서핑 중 2개 선택, 각 1회 이용권 요트·SUP(3.8만 원) SUP·서핑(7.4만 원) 서핑·요트(7.7만 원)
체험센터
정보
① 해운대 요트체험 해운대 리버크루즈 www.haeundaerivercruise.com
② 광안리 무중력 패들보드(SUP) 체험 광안리 해양레포트 센터 www.gwanganli.co.kr
③ 송정 서핑 체험 서프홀릭 www.surfholic.co.kr
문의 : 051-740-3201

부산도시공사가 조성한 공간

아르피나

아르피나는 전 세계 젊은이들과 국제행사 참가객, 해운대를 찾는 가족휴양객을 위한 휴양시설로 2021년 10월부터 부산도시공사가 새롭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치 :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35
사업규모
지하3층~지상8층
 (1개동 및 부대시설)
개관일
2004년 7월 23일
주요시설
객실 110실(446명 수용), 연회시설, 스포츠 시설 등